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로라 (Northern Light)를 만나다
    Strolling Europe 2018. 1. 7. 00:09

    오로라 (Aurora)

    또는

    북극광 (Northern Light)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즈마가 지구 자기장으로 들어와 대기의 공기분자와 반응하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대개는 초록빛을 띄지만 드문 경우에 보라색이나 붉은색 계열을 띄기도 한다.


    사실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의 최종 목표는 이 오로라를 만나는 것!

    처음에는 노르웨이의 트롬쇠와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 중에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아이슬란드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오로라는 보고 싶다고 보러 간다고 한들 마음대로 볼 수 없는 현상이기에,

    혹시나 못 볼 경우를 대비하여 더욱 더 다채롭고 다양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아이슬란드에서는 오로라 뿐만 아니라 빙하 하이킹, 스노클링, 화산, 땅속 여행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오로라를 만났다.

    그 기분은... 쉽게 표현할 수 없다.


    magnificent, amazing, magical, wonderful, ...

    황홀한, 마법에 걸린 듯한, 영롱한, ...


    누군가 여행의 끝판왕은 오로라를 만나는 것이라고 했고,

    그 말의 의미는 단순히 오로라를 만난 것 이상임을 깨달았다.



    가이드 투 아이슬란드에서 제공하는 여러 오로라 투어들 중 한 곳을 예약해서 총 세 곳으로 오로라를 보러 떠났다.

    이 세 곳들 중에서 처음의 두 곳에서만 관찰할 수 있었다.

    위 사진은 첫 번째 장소에서 관찰한 오로라로서, 오로라 활동이 가장 활발했다.

    아래 오로라를 보기 위한 조건에서 말할 테지만, 저 때만 해도 오로라 활동 지수가 6~7 정도 되었다.


    그렇다면, 언제 오로라를 볼 수 있을까?

    즉, 어떤 조건들이 운좋게 맞아떨어져야 오로라를 만날 수 있을까?


    첫 번째 조건: 맑은 날씨

    조금이라도 비나 눈이 오거나 구름이 잔뜩 낀 날이면 관찰할 수 없다.

    아주 맑은 날, 구름이 하늘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두 번째 조건: 달의 모양

    달의 빛은 오로라 관찰을 방해한다.

    따라서, 최소한 그믐달이거나 삭이어야 한다.

    보름달에는 오로라를 관찰하기 어렵다.


    세 번째 조건: 오로라 활동 지수

    오로라 활동 지수는 아이슬란드 기상청이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선택했던 투어에서는 아이슬란드 대학교의 기상 자료도 참고하더라!

    오로라 지수는 0단계부터 9단계까지 있는데,

    적어도 3~4단계 정도는 되어야 옅은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다.

    내가 갔던 날은 오로라 활동 지수가 무려 5 정도 되었다!


    네 번째 조건: 인공 불빛이 없는 지역

    위의 세 조건이 맞아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오로라를 보기 위해선 주변의 인공 불빛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오로라 투어를 신청하면 레이캬비크를 떠나 깜깜하고 빛이 없는 교외로 나간다.



    하늘에 마법이 걸린 것처럼

    황홀한 빛이 우아하게 하늘을 수놓는 순간,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살랑살랑거리며 움직일듯 말듯하면서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피어나는 오로라의 모습...



    이 사진은 두 번째 장소에서 본 오로라이다.

    마치 무지개가 지구 저편에서 생겨나듯

    오로라가 저편에서 등장하였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오로라와 함께 반짝반짝 빛나는 수없이 많은 별들이 하늘을 장식했다.

    별들이 정말... 정말로 많았다.



    DSLR이나 고급 카메라가 없어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오로라 투어를 오로라 헌팅 (Hunting)이라고도 부르는데,

    전문가들은 여러 종류의 고급 카메라 장비들과 삼각대까지 가져와서 오로라를 추억 속에 담는다.



    아무말 없이 하늘을 보며 바라본 오로라...


    이 날은 굉장히 추웠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사진을 찍으며 손의 뼈가 얼어가는 듯한, 살을 에는 추위였다.

    하지만 오로라의 빛이 내 몸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오로라를 보고 있으면, 여러 생각이 든다.

    살면서 겪어온 순간들, 주변의 가깝고 고마운 사람들, 미래에 대한 생각들 등...


    여러 생각들 중, 무엇보다도 '감사함'이 제일 컸다.

    말 없이 오로라를 감상하며 생각에 잠겨있을 때, 너무나도 감사했다.

    그만큼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사진은 오로라를 촬영한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세 번째 장소로 이동했을 때 오로라는 소리없이 사라졌다.

    오로라 활동 지수도 0이 되었다.

    마치 꿈을 꾸다가 깬 듯한 기분...


    늦은 밤 숙소에 돌아와서 열심히 찍었던 오로라 사진들을 찬찬히 감상했다.

    언제가 다시 이 황홀한 빛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그리고 잠이 들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