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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트호른에서 잊었던 여유를 만끽하며
    Netherlands 2017. 10. 22. 19:33

    교환학생을 와서 의외로(?) 여행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대학교가 '그렇게나' 공부를 많이 시킨다고 들었지만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이 곳은 한 학기당 두 블록 (Block)으로 나뉘고, 각 블록마다 두 과목밖에(?) 듣지 않는다.

    즉, 한 학기에 총 4과목 듣는 것인데,

    문제는 두 과목밖에 듣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18~20학점에 상응하는 학업량을 자랑한다.

    물론, 수강하는 과목이 쉽지 않은 탓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한 과목은 중간고사 쳐보니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힌다.

    그러나 다른 과목은 한국에서 선이수과목을 듣고 오지 않아 매우 고통받고 있다.

    0.05란 숫자만 보면 소름 돋는다...

    그래도 보람이 있다.

    이 보람은 늦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 뒤, 한 숨 푹 쉬며 찬 공기 씔 때 느끼는 가벼움이라고나 할까?

    또한, 분명히 그 과정에서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다고 확신하기에 뿌듯하다.


    그렇게 약 두 달이 지났고, 이 곳의 생활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참, 매주 한 시간 반씩, 네덜란드어를 배우고 있다.

    고등학교 때 일본어, 대학교 여름방학 때 아주 조금 스페인어를 배우긴 했으나 거의 다 까먹어서 모르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나에게는 네덜란드어가 진정한 제2 외국어랄까?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섞은 듯한 이 매력적인 언어 속에는

    다른 언어는 표현하지 못하는 복잡미묘함과 간결함이 혼재되어있다.

    문득 듣다보면 아랍어싶기도 한 이 언어는 아무튼 나를 이 곳의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그렇게 바쁨과 또 다른 바쁨 속에서 여유를 찾아 떠난 곳이 히트호른 (Giethoorn)이다.

    별명이 많은 마을인데, '네덜란드의 베니스' 또는 '스머프의 마을'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여러 도시나 마을 중 약 10곳 정도를 여행했지만, 모든 곳이 각기 다른 모습이 있는데,

    히트호른은 작고 아담하고, '느리고 천천히 가는' 마을이다.

    이 곳에서 보트를 타고 마을과 호수를 돌다 보면 잊고 있었던 여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히트호른 여행을 시작하기 전 만난 빨간색 자동차

    이 차를 스머프가 타고 다니는 것일까?

    한 번 쯤, 영화에서 본 적 있는 차인데, 기회가 된다면 꼭 운전해보고 싶다.

    참고로, 히트호른은 자동차도 거의 없고, 자전거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스머프의 마을을 걷는 사람들과, 그 틈의 강을 따라 함께 가는 보트가 있을 뿐.


    이렇게 생긴 집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르다.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무척 넉넉하고 여유로우리라.


    보트 투어를 하면 받게 되는 지도인데,

    오른쪽에 있는 호수가 생각보다 매우 크다.

    네덜란드 교환학생을 하며 약 두 곳의 호수를 가봤다.

    두 곳 모두 매우 드넓어 바다로 착각할지도 모르는데, 한국에 있는 호수의 규모보다 비교도 안되게 크다.


    보트를 타고 히트호른을 둘러보며 찍은 사진

    좌우로는 스머프가 살 것 같은 집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긴 집도 있고


    비슷하지만 또 다르게 생긴 집들이 있다


    이 집도 아마 일반적인 가정집일 것이다.

    히트호른의 강과 호수 주변에 있는 집들 중에는 호텔이나 호스텔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을 떠나서 넉넉함과 여유를 찾고 싶다면 이 곳에서 며칠 머무는 것을 추천한다.

    마을이 정말, 정~~~말 조용하다.


    각 집마다 개인 보트도 있고, 좌우로 펼쳐진 곳들을 갈 수 있는 다리도 있다.


    드넓은 호수...

    처음에 바다인 줄 알았다.

    이 호수에는...


    이렇게 백조도 있다!

    배타고 가다 보면 백조가 옆에 오기도 하고, 도망가기도 한다.


    백조 뿐만 아니라 오리도 있다.

    청둥오리겠지?

    자세히 보면, 어떻게 이렇게 고운 색감의 털을 가졌을까 감탄하게 된다.

    강둑 같은 곳에 오리들이 나란히 누워있거나, 깃털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 미소도 짓게 되고...


    호수와 그 주변에 있는 갈대와 수풀로 이루어진 자연경관을 돌고 난 뒤, 다시 돌아가는 길에 찍은 집 사진이다.

    자꾸 사진 속에 담고 싶은 모습들

    더불어, 잔디밭에 떨어진 낙엽은 이 곳에 가을이 오고 있음을 넌지시 알려준다.


    히트호른

    이 곳에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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